"주식·코인 팔까요, 놔둘까요?"...심상치 않은 환율 [뉴스+]

뉴욕증시,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급락…다우 50년만에 최장 약세
코스피 2% 하락 출발...파월 한마디에 비트코인도 급락
고환율 장기화 리스크...외환보유액 고갈 위험도
금융당국, 은행 스트레스 완충자본규제 도입 연기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3원에 거래를 시작하면서 1450선을 넘겼다. 

 

전날 주간거래 종가(1435.5원)와 비교해 17.5원 오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은 것은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6일 이후 15년 9개월여만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치솟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뜻을 밝힌 영향이 가장 크다"며 "이에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4.25∼4.50%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9월 전망 때의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미국 경기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은데다, 인플레이션이 둔화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연준 목표치(2%)보다 높은 수준인 게 금리인하에 대한 속도조절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 

 

사진 연합뉴스

 

◆ 뉴욕증시,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급락…다우 50년만에 최장 약세

 

이날 파월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은 뉴욕증시도 뒤흔들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10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50년 만에 최장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3.03포인트(-2.58%) 하락한 4만2326.87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0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50년 만에 최장기간 약세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8.45포인트(-2.95%) 내린 5872.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16.37포인트(-3.56%) 하락한 1만9392.6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 코스피 2% 하락 출발...파월 한마디에 비트코인도 급락 

 

서울 증시의 주가도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33% (57.88 ) 떨어진 2426.55에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닥지수는 2.16%(15.04) 떨어진 682.53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오전 9시50분 현재 비트코인은 10만131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8300달러대와 비교하면 약 7% 떨어졌다.

 

사진 연합뉴스

 

◆ 고환율 장기화 리스크...외환보유액 고갈 위험도

  

내년도 미국 금리인하가 속도 조절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환율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이 높아지면 일부 업종에서는 수출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지만, 수입품의 가격이 높아져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또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외환당국이 방어를 하는 과정에 외환보유액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달러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1년 10월 4692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꾸준히 줄고 있다. 

 

이런 와중에 외환보유고를 헐어서 시장 개입에 나선다면, 4000억달러도 지키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고, 내국인의 자본 유출도 늘어날 수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 뉴스1

 

◆ 금융당국, 은행 스트레스 완충자본규제 도입 연기

 

금융당국은 고환율 상황을 고려해 은행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구조적 외환자산에는 환율변동 등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하는 등 위험가중치 적용기준도 완화한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는 은행권이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는 제도다.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위기상황분석)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수준에 따라 기존 최저자본 규제 비율에 더해 최대 2.5%포인트(p)까지 차등해 추가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연말부터 스트레스 완충자본 추가 적립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상반기 중 도입 시기와 방법을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