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울산 현대모비스는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던 숀 롱(31)이 팀에 합류했고, 3년째 뛰고 있는 게이지 프림(25)은 다른 팀 주전 외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백전노장’ 함지훈(40)이 버티는 데다가 이우석(25), 서명진(25), 박무빈(23) 등 젊은 선수들은 신구조화를 이뤘다.
농구계에서는 ‘슈퍼팀’ 부산 KCC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우승후보로 언급하면서 현대모비스를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 역시 “기대가 되는 시즌”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KCC와 DB는 중위권에서 2024∼2025시즌 3라운드를 맞았지만 현대모비스는 19일 라운드 첫 경기를 가져가며 마침내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81-79로 물리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조 감독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게 긍정적”이라며 “이기다가 추격을 당하더라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DB전에서 49초를 동점을 내줬지만 결국 87-84 승리를 거뒀다. 14일 서울 SK와 경기에서도 12번의 동점과 20차례의 역전이 오갈 정도로 치열했던 경기 끝에 90-89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은 “이길 때 느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클러치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며 “여름 비시즌 동안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특히 어린 선수들이 멘털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 감독은 “(서)명진이나 (박)무빈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한)호빈이도 제 역할을 다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며 “특히 (이)우석이가 팀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우리 팀은 다른 구단보다 변수가 적은 게 강점”이라며 “개인 능력보다 각자 가진 역할이 더해져 만들어진 조직력이 있어 최선을 다하면 약하지 않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두고도 행복한 고민 중이다. 롱은 20분36초를 뛰며 평균 14.8득점 7.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프림은 19분51초 동안 16.6득점 7.4리바운드 기록을 남겨 어떤 선수를 더 써야 할지 고민이다. 예민한 프림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면 코트 위에서 감정을 드러낸다. 실제 프림은 지난 8일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3분38초만 뛴 뒤 조 감독에게 이를 항의했다. 조 감독은 “프림에게 ‘득점왕, 우승, 어떤 걸 원하는지’를 물었더니 프림은 ‘우승’이라고 답했다”며 “그러면 ‘코트 안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갖고 희생하자’는 말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이후 치른 두 경기에서 프림은 평균 24.5점으로 맹활약했다.
지금이야 현대모비스가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개막전에서는 조 감독 말 처럼 ‘박살’이 났다. 10월20일 홈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첫 경기에서 100실점을 하며 18점 차로 완패했다. 조 감독은 “컵 대회에서 상대했던 소노를 만나 안일하게 준비했던 내 탓”이라며 “이 경기 이후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소노에게 아주 세게 맞고 나서 이번 시즌 선수 운영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며 “휴식을 보장해주기로 했던 (함)지훈이는 괜찮다고 하지만 출전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이제 막 3라운드가 시작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순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지금까지 잘한 것 보다 남은 시즌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