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상태서 아무런 이유 없이 택시기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21일 오전 6시 35분쯤 부산의 한 길거리에서 택시기사 B(70대)씨를 밀쳐 넘어뜨린 뒤 주먹과 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술에 취해 택시를 잡고 있던 A씨는 당시 택시에 타 영업을 시작하려는 B씨의 모습을 보고 뒤따라 뒷좌석에 탑승한 뒤 별다른 이유 없이 시비를 걸고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시비를 걸다 B씨가 차에서 내려 택시 뒤쪽으로 걸어가자 자신도 따라 내려 B씨를 바닥에 밀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걷어찼다.
이로 인해 B씨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7월 3일 합병증으로 결국 숨졌다.
당초 A씨는 중상해 혐의로 기소됐지만, B씨가 숨지면서 상해치사로 공소 내용이 변경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A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이 사건 범행은 그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과 A씨는 1심의 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처음 본 피해자를 폭행해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A씨는 또 범행 직후 도주하는 등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 "항소심에 이르러서 A씨는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해 유족 대표가 A씨에 대한 선처를 바라고 있다.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하며 1심보다 감경된 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