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새 2억 하락"…서울 대장 아파트값도 '주춤'

올해 서울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대장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이 겹치면서 대장 아파트들 역시 숨 고르기 들어간 모습이다. 일부 대장 아파트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 정치적 변수가 겹치면서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선도 아파트들의 가격 오름세도 당분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103.1로, 전월(102.4) 대비 0.63%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 중 시세 총액이 높은 상위 50개 단지를 대상으로 집계되는 지수로, 거래량이 많아 시장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하는 선행지표로 여긴다.

 

이 지수의 상승폭은 지난 8월 2.46%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9월 2.16%, 10월 1.09%로 둔화됐고, 지난달에는 0.63%까지 감소했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전방위 가계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25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2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약 2억4000만원 하락했다.

 

또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41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10월에 39억9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고,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전용면적 128㎡)는 지난달 39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인 10월 42억원 대비 3억원 저렴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집값이 급등한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대장 아파트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8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으로, 전주(99.2) 대비 0.6p(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10월 중순 이후 8주 연속 하락하며 6월 셋째 주(17일·98)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고,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로 대장 아파트 역시 거래가 위축되고, 앞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과 이행력, 주택 공급 부족 우려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