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인 김어준씨의 ‘한동훈 사살 계획’ 주장이 상당수 허구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과 관련 김씨 유튜브에 나가 사과했다. 그는 “첫 보고서가 유출돼 김어준씨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돼서 미안하다”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정된 보고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19일 김씨 유튜브에 출연해 “국정원 출신 저희 보좌관이 13일 밤과 14일 새벽까지 국정원 스타일로 보고서를 작성해 내게 줬다”며 “(이게 유출돼 김씨 주장이) 허황된 사실, 거짓말, 이렇게 돼서 제가 좀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 기조실장, 제1차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에 김씨는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박선원 의원실 보좌관이었어”라며 크게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당(公黨)의 역할은 따로 있으니 (내 주장을) 전면 부인해도 섭섭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군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사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정보위 소속인 박 의원 측이 김씨 주장이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이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에게 보고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김씨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주장으로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한반도에 전쟁 위기감을 조성했다”며 시민단체에 내란선동죄로 고발당하는 등 비판에 직면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김씨 제보에 대한 최초 분석 보고는 정보사령부의 내란 가담이 합리적 행위자에 의해 계획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극우 음모론에 심취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실질적으로 정보사의 내란 가담을 주관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분석 전제를 수정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했다.
박 의원은 “노 전 사령관은 합리적 행위자가 아니고 (부대원들에게) 변태, 사이코로 불렸고, 음모론에 심취했기 때문에 다시 분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보고서에서 ‘신빙성 낮음’이라고 평가했던 부분은 모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으로 변경됐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18일 내란실행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경찰은 이날 노 전 정보사령관과 12·3 비상계엄 관련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로 정보사 소속 김 모 전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소속 김 전 대령, 정 모 대령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으로 불러 “계엄이 있을 테니 준비하라”며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