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내 고통 겪어봐” 전 남편 살해한 60대 징역 17년

전 남편에게 복수극을 벌이다 살해한 6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남 창원지법. 뉴시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와 B씨는 20년 전 이혼했지만, 가정 대소사를 함께 하며 자주 만남을 이어왔다.

 

A씨는 결혼생활 중 B씨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생각해 계속 원망해왔는데, 그러던 중 B씨가 이혼의 원인이 된 여성과 연락을 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일을 이유로 A씨는 한 달 가량 B씨에게 화를 냈다. 참다 못한 B씨는 포크레인에 A씨를 1시간 정도 묶어뒀다가 풀어줬다.

 

A씨는 이 일로 복수심과 증오심을 가졌다. 힘을 키우려고 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6월 A씨는 B씨가 사업하는 김해의 한 양식장을 찾았다. 함께 술을 마시면서 A씨는 자신을 묶었던 것처럼 B씨에게 똑같이 몸이 묶일 것을 요구했다. 계속된 요구에 지친 B씨가 “마음대로 하라”고 했고, A씨는 압박 붕대로 B씨의 손을 묶었다.

 

시간이 좀 흐른 뒤 B씨가 풀어달라는 요구했지만 A씨는 거절했고,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였다. A씨는 B씨가 손이 풀리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근처에 있는 도구로 B씨를 살해했다.

 

재판부는 “A씨는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 범행 수단과 방법, 경위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다”면서 “피해자인 B씨가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B씨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