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억 ‘전세사기’치고 미국으로 튄 부부, 국내 송환… “끝까지 추적”

빌라 밀집 지역 전경.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세입자 90명을 대상으로 보증금 62억원을 가로채고 미국으로 도피한 전세 사기범 두 명이 20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은 부부인 A(45세·남)와 B(49세·여)로, 2019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전시 일대에서 11채의 다가구주택을 매수한 후, '깡통 전세' 사기를 설계했다.

 

‘깡통 전세’란 건물의 담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이 해당 건물의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은 상황으로 남아있는 건물의 가치가 사실상 '텅 비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기를 치는 범죄자들은 세입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여 보증금을 가로챌 수 있다.

 

이들은 전월세 계약을 희망하는 90명을 상대로 전세 보증금을 충분히 반환할 수 있을 것처럼 속여 총 6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들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이들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미국의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HSI), 외교보안국 서울지부(DSS), 세관국경보호국(CBP) 등과 공조 채널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올해 7월에는 이들의 거주 지역에 대한 첩보를 확보하고, 미국의 추방 담당 기관인 집행·퇴거운영국(ERO)에 긴급 공조를 요청했다. 이후 2개월간의 잠복 끝에 이들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사건을 “한미 양국이 한 팀이 되어 민생 침해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검거한 성공적인 공조 사례”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국제적인 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