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고분군서 마한유적 최초 ‘매장의례 화재유적’ 발굴

해양 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한 마한소국의 역사를 지닌 전북 군산 미룡동 고분군에서 마한의 매장 의례를 엿볼 수 있는 화재유적이 최초로 발굴됐다. 마한 매장 의례 복원을 위한 핵심 유구로 평가된다.

 

22일 군산시에 따르면 미룡동 고분군에서 마한계 목관묘와 옹관묘 각각 18기와 화재 유구 1기 등을 발굴했다. 또 마한계 토기 35점(옹관 제외)과 지도자급 위세품인 소환두대도(자루끝에 고리가 달린 칼) 등 철기 유물도 다수 발굴했다.

마한의 매장 의례를 엿볼 수 있는 화재유적이 최초로 발굴된 전북 군산대학교 내 미룡동 고분군 발굴지 모습. 군산시 제공

특히 화재 유구는 마한의 매장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현재까지 마한 유적에서 조사된 사례가 없어 가치가 매우 높다.

 

제사용 토기인 ‘직구장경평저호’는 만경강 상류인 완주·전주 일대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총 16점만 출토된 특수 기종이지만, 이번에 군산 일대 금강 하류에서 처음 출토돼 군산 지역 마한소국의 융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조사는 2022년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마한 유적을 보존·정비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마한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실시했다. 발굴 조사는 군산대학교박물관이 담당했다.

 

앞서 2022년 1차 조사에서는 마한 고분과 옹관묘 각각 1기를 발굴해 매장 주체부(토광묘)에서 원저단경호를, 옹관묘에서는 철겸, 홍도편, 점토대토기편 등을 발견했다. 주변 평탄지에 대해서도 시굴 조사를 진행해 주거지와 고분 흔적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다수 확인했다.

군산 미룡동 고분군이 위치한 군산대학교 교정. 군산대 제공

‘군산 미룡동 고분군’은 군산대학교 내에 있다. 군산시 서쪽을 남북 방향으로 관통하는 월명산 산줄기에 해당하며, 해발 40~45m의 능선을 따라 고분과 주거지가 조성돼 있다.

 

이곳 고분군은 2001년 군산대박물관 지표조사를 통해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이후 2013년과 2016년 각각 1기의 고분을 발굴 조사한 결과 기원후 2~4세기에 걸쳐 조성된, 전북 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마한 분묘 유적으로 밝혀졌다.

전북 군산시 미룡동 고분군에서 발굴한 마한시대 토기 유적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 미룡동 고분군 목관묘에서 발굴한 마한유적 모습. 군산시 제공

군산시 관계자는 “매장 의례와 관련된 화재유구, 지배자 위세품 등 발굴 유물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마한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발굴을 지속해 결과를 토대로 미룡동 고분군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