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전체 근로자 50명 중 30명이 55세 이상이며, 20대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현장 관리자는 "고령 근로자들이 더 이상 체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근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젊은 근로자를 채용하려 해도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2. 70대 목수 김모씨는 건설현장에서 50년째 잔뼈가 굵었다. 60대까지 대형사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주로 일한 그는 요즘 중견 현장에서 여전히 불러주는 곳이 많아 쉬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김 씨는 "한편으론 돈을 더 벌 수 있어 좋지만 젊은 후배들이 보이지 않아서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20·30대 청년층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며, 건설업 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건설업에 종사하는 청년층 취업자는 13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만7000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청년층이 졸업 후 첫 직장으로 건설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어, 서비스업 등 10개 산업 분야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건설업의 매력이 청년층에게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건설기술인 100만9144명 중 2030대는 15만8503명(15.7%)에 불과했다. 40대를 포함하더라도 전체의 42.6%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5060대 건설기술인은 57만8192명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2004년 38.1세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51.2세로 20년 새 13년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43.8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의 고령화 속도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년 직장인 및 대학생 4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건설산업비전포럼·건산연) 결과, 건설 관련 학과 대학생의 전공 만족도는 72.0%로 비교적 높았다.
다만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연봉’이 꼽혔고, 이어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 ▲근무 환경 등이 중요하게 나타났다.
건설업 청년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3%는 건설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건설산업의 미래 전망에 대해 ‘나쁘다’고 답한 비율은 37%, ‘보통’은 41%로, 긍정적인 시각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청년층 감소와 고령화는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로, 단기적인 외국인 노동력 유입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청년층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연봉, 워라밸,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건설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청년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