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작은 충격에도 깨지기 쉬운 전구를 쥐거나 돌려 설치할 수 있는 고성능 로봇 손 개발에 성공했다. 정밀하게 접촉력을 제어할 수 있는 손가락 끝 센서도 함께 만들어 향후 로봇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의겸 교수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물체를 쥐거나 조작할 수 있는 ‘로봇 그리퍼(Robot Gripper)’를 23일 공개했다. 종전 활용되던 3지 형태 로봇 손을 개량해 잡거나 놓는 작업의 제어성과 견고함을 유지하면서도 평행 잡기, 정밀 잡기, 감싸 잡기와 같이 다양하게 물건을 쥘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이 로봇 손은 손안에서 물체의 방향을 바꾸거나 특정 공구를 조작하는 기능을 갖췄다. 예컨대 종전 로봇 그리퍼가 전구를 잡고 놓는 작업만 할 수 있었다면 새로 개발된 기기는 전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고 끼워 설치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볼트와 같은 작은 물체를 돌려 구멍에서 빼고 방향에 맞춰 끼우거나 드라이버를 잡고 조작해 볼트를 조이는 작업도 가능하다.
새로운 로봇 손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은 종전의 기기 메커니즘과 구조 설계 등을 개선해 로봇 손의 구동 자유도(自由度)와 파지력(把持力)을 높였다. 아울러 손끝에 결합할 수 있는 끝단 센서를 개발해 물체가 어떻게 잡히고 조작되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센서에는 0.1㎜ 이하의 이미지까지 식별할 수 있는 높은 공간 해상도를 갖춘 보정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IEEE-ASME 트랜색션스 온 메카트로닉스’(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 이달 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석박사 통합과정의 이유성·박정화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두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는 한국기계연구원 박동일 박사와 아주대 최정일 교수가 동참했다.
해당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로봇 손과 센서를 향후 휴머노이드나 산업용 로봇에 끝단 장치로 장착하면 기존에 하지 못했던 작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