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 적대적 입장을 고수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남성과 여성 두 성별만 존재하는 것이 행정부의 공식 정책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22일(현지시간) APF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보수단체 ‘터닝포인트’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의 광기를 멈추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랜스젠더를 군에서 제대시키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퇴출시키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며 “남성들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워크(woke)’는 멈춰야 한다.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워크는 헛소리(bullshit)다”라고 말했다.
‘깨어 있다’는 뜻을 가진 ‘워크’는 백인과 남성, 가족주의라는 주류의 차별에 맞서 소수층 권익을 지켜낸다는 의미가 있다.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인권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쟁점 중 하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성소수자 및 관련 정책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부모의 동의 없는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 금지 ▲성인의 성전환 치료 예산 삭감 ▲성전환 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 금지 등을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트랜스젠더의 군 입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민주당 등의 반발로 후퇴했다.
이에 따라 2기 행정부 첫날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임을 강력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성소수자와 유색인종 등에 대한 다양성 정책을 펼쳐 온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눈치를 보며 한발 물러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유통 공룡’인 월마트는 공식 커뮤니케이션에서 ‘DEI(Diversity·Equity·Inclusion :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이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다.
또 납품업체와 계약할 때 인종이나 성별 등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성소수자(LGBTQ+) 옹호 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의 순위 평가에서도 빠지기로 했다.
디즈니도 내년 2월 개봉을 앞둔 픽사 애니메이션 ‘이기거나 지거나(Win or Lose)’의 후속 에피소드에서 성 정체성과 관련한 분량을 편집했다.
CNN은 디즈니의 이 같은 결정이 곧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