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尹석열 선배, 더는 흉한 모습 보이지 말아요”

“검찰 후배로서 얼굴 들기 어려운 상황…윤 선배 흉한 모습 더는 보이지 않길”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임 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을 겨냥해 "흉한 모습을 더는 보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공조수사본부에서 윤 대통령의 일반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확보했다는 뉴스를 접했다"고 언급하며, 과거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고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고언(苦言)을 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연락했던 후배로서, 이번에는 공조수사본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공개적인 고언 차원에서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왼쪽), 임 검사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연합뉴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임 검사는 지난 12일 윤 대통령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라며 해당 캡처본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2021년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는 "2021년 2~3월, 윤 총장에게 상신했던 전자공문 3건이 아직 제 전자결재함에 남아 있다"며 "당시 윤 총장은 감찰부의 대면 보고를 피하려던 비겁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2월 26일, 메모지와 함께 출력한 보고서를 결재판에 넣어 부속실 실무관에게 전달하며 보고서를 전자공문으로도 보고했다"며 윤 대통령이 서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한 정황을 주장했다.

 

또한 "2020년 9월, 한명숙 사건을 배당받았을 당시 윤 총장은 사건을 제게서 빼앗아 감찰3과장에게 재배당했다"며 "대권을 잡기 위해 사직한 후에도 검찰권을 남용하며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윤 대통령을 "법 위에 군림해 온 검사"라고 표현하며, 검찰권과 대통령권력의 남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막강한 대권을 남용한다면 검찰도 이를 감싸주지 못할 것이며, 결국 그 끝은 구속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지난 12일 문자로 '사퇴해야 한다'는 취지를 남겼다"며,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임 검사는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와 공수처의 서류는 거절하고, 술과 음식은 들여놓는다"는 보도에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후배로서 얼굴을 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윤 선배가 흉한 모습을 더는 보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윤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현 정부를 향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