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포인트로 11월(100.7)보다 12.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봤다는 의미다.
특히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레고랜드’ 사태가 벌어진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한달 사이 낙폭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일부터 17일 사이에 이뤄졌다. 한은은 설문조사 결과가 대부분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들어와 계엄과 1차 탄핵안 무산 여파가 더 크게 반영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소비지출전망CSI(102)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여행비(-8포인트), 외식비(-6포인트), 내구재(-3포인트) 등이 감소해 전월보다 총 7포인트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은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져 87포인트, 생활형편전망도 8포인트 감소해 86포인트에 머물렀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은 각각 52포인트와 56포인트로 전달보다 18포인트씩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도 65포인트를 기록해 전달(79)에 비해 14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22년 7월(-17포인트)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수치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통상 환경 변화와 수출 둔화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며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히 많이 존재하는데,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에 따라 소비심리가 회복되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총 23만9764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3811대와 비교해 1.66% 줄어든 수치로, 이것만 봐서는 지난해와 올해 판매량은 대동소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통계에는 테슬라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테슬라 판매량은 올해부터 KAIDA 통계에 잡혔다. 테슬라 판매량(2만8498대)을 제외한 올해 1~11월 수입차 판매량은 21만1266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35% 감소했다.
판매량이 줄어든 이유는 불황으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약화된 데다, 대출 금리가 크게 내려가지 않은 영향이다.
수입차 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수입차 판매량이 총 26만2000여 대로 2022년 28만3435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27만1034대)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본다.
절대적 판매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다. 벤츠는 지난해 11월까지 총 6만8156대를 팔았지만 올해는 판매량이 5만9561대로 12.61% 축소됐다. 매년 많이 팔린 수입차 브랜드 1·2위를 다투는 벤츠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