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림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참석 소식을 전하며 계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4일 하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일 저녁 광화문 근처에서 노래를 하기로 했다. 성탄 전야를 맞아 추운데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노래의 온기를 전하기 위함”이라며 이날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참석 소식을 알렸다.
집회 참가 이유에 대해 그는 “솔직히 말하면 노래를 핑계 삼아 아직 제대로 내지 못한 화를 내기 위해서”라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한밤중에 강도가 집에 급습한 것 같았다. 사람들은 급한 대로 손에 잡히는 것을 어둠 속에 휘두르거나 아무거나 걸쳐 입고 길로 뛰어나와야 했다”라며 계엄령 선포 날을 회상했다.
이어 “그 일이 있고 난 뒤 뉴스는 새로운 것 없이 제자리를 맴돌았고 사람들은 저마다 SNS에 그럴듯한 분석을 쏟아냈다. 응원봉의 물결이나 이른바 K-시위 문화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자주 5.18 피해자인 외삼촌 생각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군가는 광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계엄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의 사건은 나로부터 가족의 고통을 떠올리게 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래전 있었던 잔인한 사건들을 떠올리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이 끔찍한 과거를 소환할 수 있었음을 강조했다. 하림은 “그것은 실패한 묻지 마 살인 예고 글과도 같다”며 “나는 저 세계에서 넘어오는 괴물의 모습이 온전히 세상에 드러나기 전에 섬광과 함께 모두 터져 사라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영화처럼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하림은 지난 9일에도 “한 사람의 악당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추위에 떨고 절망에 빠뜨리는지 모두가 느끼는 밤”이라며 “생명, 약자, 자연을 대하는 자세도 모두 부족했지만 나와 큰 상관없다고 외면하거나, 화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참아왔다. 하지만 그 피해는 결국 모두에게 왔다. 이제는 그 책임을 평온해야 할 연말을 반납하는 것으로 우리가 져야만 할 것 같다”는 감상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