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흑백요리사’ 인기로 올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안성재 셰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1일(현지 시각) NYT는 ‘서울의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셰프, 그를 건드리지 말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요리사의 삶을 택한 안 셰프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는 “안 셰프는 13살 무렵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다. 부모님의 중국 식당에서 일했지만, 요리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며 “2001년 이라크로 파병가 항상 똑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안 셰프는 풍족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군에 입대해 헬리콥터와 탱크에 연료를 공급하는 정비병으로 일했다.
전역 후엔 돌연 요리학교에 입학했고, 본격적으로 요리사의 길을 걷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한 일본식 레스토랑 ‘우라사와’에 무급 주방보조로 취직해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안 셰프는 NYT에 “이 식당(일본식 레스토랑)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고객들이 자신을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볼 것이란 생각에 힘들었다”며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게 나 자신을 많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08년 한국계 미국인 셰프 코리 리와의 인연으로 미쉐린 3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됐다. 그 곳에서 셰프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그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번째 레스토랑 ‘모수’를 열게 됐다. 모수는 유년시절 집 근처 들판에서 흔하게 보이던 ‘코스모스’에서 따 온 이름이다.
그는 식사 메뉴에 195달러라는 가격표를 책정했는데, 평론가에게 “별로 알려진 이름이 없는 성 안. 처음부터 가격을 책정한 뻔뻔스러움”이라는 평가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안 셰프는 미쉐린 1스타를 받았다. 예약석이 모두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모은 식당이지만 그는 식당을 닫고 이듬해 모국인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씨는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안성재의 선택이 옳았다. 2017년 서울에 개점한 레스토랑 ‘모수’는 2019년 미슐랭 별 1개, 2020년 미슐랭 별 2개를 획득했고 2023년 한국 유일의 미슐랭 별 3개 식당이 됐다.
안 셰프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등장했을 당시에만 해도 그의 한국 내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참가자를 대하는 그의 진중한 태도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방송에서 그가 말한 “고기가 이븐하게 익지 않았어요”, “오늘 급식 메뉴는 뭔가요?” 등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매체는 “그의 아메리칸드림이 궁극적으로 실현된 곳은 그의 모국이었다”며 “그가 떠난 사이 한국은 음악과 예술, 텔레비전, 음식 분야의 세계적 강국으로 탈바꿈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