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이 '고집 센 아들에게 따끔하게 충고해달라'는 윤석열 대통령 부친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것 같아 가슴이 무척 아프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과 55년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부친이다. 평소 대통령이 '아버님'이라고 불렀고 대통령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등 대통령 가족과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다.
이 회장은 24일 JTBC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저한테 '우리 아들이 뭐 모르고 자라서 좀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에 너무 집착하는 성질이 있다. 그것을 잘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철우 아버지밖에 없다'며 '혹시 문제가 있으면 꼭 좀 충고를 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고 (2023년 8월 15일) 돌아가셨다"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회장은 당시 "대통령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어서 '잘하고 있으니까 그냥 내버려둡시다'고 했다. 지금 그게 제 가슴에 꼭 남아 있다"며 죽어서 대통령 부친을 볼 면목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집사람 보면서 '야 석열이가 가엾다, 철창에 갇힐 줄은 내가 정말 몰랐다. 가엾다'고 했다"며 "내 아들이 당하는 것처럼 내가 마음이 아프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이 회장은 아무리 아들 친구이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절대 오해하지 마라, 내가 존댓말을 쓰겠다고 했다"며 "국가 원수인데 내가 옛날 생각을 해서 '자네가 어떻고' '어떻게 해라'는 조금 어긋나기에 예의를 지켰다.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도, 말하자면 하나의 상소문인데 정중하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섭섭한 건 대통령 휴가 중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사는 잘못됐다'고 하니까 밤 9시에 전자결재를 했다"며 "이 얘기는 '네 말은 듣지 않겠다. 노인네의 주책 없는 말은 안 듣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대통령이 자신의 간청을 뿌리치고 지난해 8월 6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강행한 일은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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