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2024년 영화계는 이렇게 요약된다. 1000만 영화가 두 편 나왔지만 영화계에서는 웃음기를 찾기 쉽지 않았다. 하반기로 올수록 극장가에 관객 발길이 줄어들면서 내년 영화 시장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2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가 최고 흥행작은 2월 개봉한 영화 ‘파묘’다. 총 119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어 4월 개봉한 ‘범죄도시4’가 1150만명을 모았다. 6월 나온 ‘인사이드 아웃2’는 879만명, 9월 개봉한 ‘베테랑2’는 752만명을 기록하며 각각 올해 흥행 3, 4위에 올랐다. 7월 개봉해 여름 극장가에서 선전한 ‘파일럿’(471만명)은 5위를 차지했다.
흥행작들에 힘입어 9월까지 영화 매출액은 1000억원 안팎, 관객수는 1000만명 위아래에서 오르내렸으나 10월부터 급격히 힘이 빠졌다. 9월 각각 1001억원, 1010만명이던 매출액과 관객수는 10월에 614억원·627만명으로 뚝 떨어졌고 이달에야 대작의 잇단 개봉으로 다소 회복되는 추세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 영화 관객은 누적 1억2000만명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2억2600만명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24일 개봉한 ‘하얼빈’이 사전예매량 50만장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보여 그나마 겨울 극장가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특정 영화로의 관객 쏠림은 올해 내내 고민거리였다. 관객이 검증된 작품이나 꼭 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야 극장을 찾은 탓이다. 극장가는 1000만 영화와 100만 안팎의 영화로 양분됐다. ‘파일럿’과 ‘소방관’ 등을 제외하면 올해 관객수 300만∼700만명대 ‘허리 영화’가 없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