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의 전설은 이번에도 이어질까.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의 후속 시즌이 26일 베일을 벗는다.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며 다시 게임에 합류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막아서고 붕괴시키려는 ‘프론트맨’(이병헌)의 대결이 뼈대다. 지구촌 시청자들의 기대는 한껏 고조된 상태다. 넷플릭스 측은 ‘오징어 게임’ 시즌2 티저가 올해 가장 많이 시청된 티저 영상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목숨 건 오징어 게임, 시즌2 승자는
성기훈을 중심으로 생존 게임을 벌이는 점은 이전과 동일하다. 극적 재미 위에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점도 닮았다. 시즌2의 각본·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이달 초 제작발표회에서 “최고로 재밌는 작품을 만들려 했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재밌게 보고 난 다음에 생각할 거리, 옆 사람과 이야기할 거리가 남는 작품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게임 내용은 다소 달라졌지만 1970·80년대 한국 골목길 놀이에 기반한 점은 변함없다. 시즌1에서 화제된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세트 분위기도 그대로다.
시즌2에서 가장 큰 차이는 성기훈의 변화다. 시즌1에서 순진하고 어리숙했던 그는 이번에 게임 자체를 끝장내기 위해 돌진한다. 게임 참가자들의 면면도 바뀌었다. 배우 임시완, 강하늘,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등이 목숨을 걸고 일확천금을 노린다. 가상화폐 투자 유튜버, 잃어버린 딸을 찾아야 하는 엄마, 도박 빚을 진 아들과 이를 갚으려는 어머니, 수술비가 부족한 성소수자.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절박하기는 매일반이다.
시즌1에 짧게 등장한 프론트맨과 딱지맨(공유)은 좀 더 서사가 더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한탕을 노리는 젊은 층이 늘어난 현실도 반영했다. 이로 인해 게임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참가자들이 게임을 계속할지 선택하는 ‘○×’ 투표는 주요 장치로 쓰인다. 황 감독은 “요즘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게임 속) 투표와 현실 세계를 연결지어 생각하면 재밌는 지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넷플릭스 효자 될까
시즌2는 26일 총 7화가 공개된다. 내년에 전체 여정의 마무리인 시즌3이 나온다. 시즌2·3은 대본을 한꺼번에 써서 촬영을 마친 상태다. 황 감독은 “7개 에피소드 이후 마지막에 굉장히 큰 변곡점이 있다”며 “그 이후는 이어지는 이야기임에도 전혀 다른 색채로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대규모 마케팅을 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올해 8월 시즌2 공식 발표일을 공개하며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콜롬비아 보고타 등 6개국 주요 도시에서 관련 퍼포먼스와 광고를 진행했다.
이달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 제작발표회에는 미국, 폴란드 등 22개국 160여명의 외신기자와 인플루언서를 초청했다. 지난 12일에는 LA에서 약 2000명과 팬 행사를 가졌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 시즌1은 현재까지 누적 시청시간이 22억520만시간에 달한다. 넷플릭스 영어권 시리즈 중 최고 흥행작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18억380만시간)를 한참 앞선다. 시즌1은 2021년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시간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했다. 시청시간 중 약 95%는 해외에서 봤다. 당시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에 올랐다.
시즌1은 각종 상도 휩쓸었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연기상 등 6관왕을 달성하는 새 역사를 썼다. 시즌2도 이미 다음 달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