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동행을 사칭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친분을 쌓고, 가짜 여행사 계좌로 여비를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몽골 여행을 앞두고 동행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피해자 A씨(31)와 일행 3명은 내년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예정된 4박 5일 몽골 여행을 준비하던 중 여행 자금 288만 원을 잃었다.
A씨는 여행 비용 절감을 위해 6인용 게르(몽골 전통가옥)를 공유하려 동행 3명을 구한다는 글을 온라인 카페에 올렸다. 곧이어 B씨로부터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B씨는 자신과 동행 3명이 1999~2000년생임을 소개하며 같은 날짜로 항공권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고, B씨 일행은 여행 일정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며 A씨 일행과 친분을 쌓았다.
여행사 선정 과정에서 B씨는 유명 몽골 여행사를 추천하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를 공유했다. A씨는 해당 여행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숙박, 투어 일정 등을 논의한 후 최종 견적을 확정했다.
B씨 일행은 "환율이 오를 수 있으니 전액을 선결제하자"고 제안했고, A씨 일행은 1인당 96만 원씩 총 288만 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A씨는 이상함을 느끼고 해당 여행사의 공식 창구에 확인한 결과, 추천받은 업체가 사칭 여행사임을 알게 됐다. 실제 여행사 측은 "우리 업체는 예약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며 사칭 가능성을 경고했다.
A씨는 처음에는 B씨 일행도 사기를 당했다고 믿었으나, 이후 B씨 일행은 송금 직후 차례로 잠적했다. A씨는 "B씨 일행이 사칭 여행사와 한통속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A씨가 피해 사례를 온라인 카페에 공유하자 동일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이 10명 이상 나타났다. 이들 피해자는 대부분 20·30대다.
경기 용인, 분당, 전북 전주, 대전 등에서 진정서를 제출했거나 준비 중이다. 피해 금액은 1인당 100만~200만 원에 달한다.
한 피해자는 "간단한 신상과 여행 정보를 SNS로 주고받으면서 동행 여부를 의심하지 않았다"며 경각심을 호소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사기 범행에 사용된 계좌의 개설 장소 및 관련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여행 준비 과정에서의 방심과 SNS를 통한 사기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경고하며, 여행 동행 모집 시 신뢰성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