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 고용 창출 효과도

정부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장 매각 등 사업 재편을 유도하고 고부가·친환경 분야로의 진출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 최근 중국발 저가 플라스틱 제품의 홍수로 국내 산업과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이 주로 일회용품 제조에 사용되면서 폐기물 증가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는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과 함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은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사용 후 대부분 폐기되거나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자연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반면, 다회용기는 세척 후 반복 사용이 가능하여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개정안에 따르면, 다회용기를 회수·세척해 재공급하는 활동이 순환경제의 대표적인 경제활동으로 인정받았다.

 

이다영 포항시 의원

다회용기 사용은 고용 창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회용기를 회수하고 세척하는 과정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다회용기 관리 전담 인력, 세척 시설 운영자, 운송 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산업위기 대응 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 다회용기 사용과 관련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회용기 사용은 국내 플라스틱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국내 플라스틱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회용 제품에서 벗어나 다회용기 제조 및 관리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제품 시장을 개척할 기회가 될 것이다.

다회용기 사용은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이 일반화되면 소비자는 일회용 제품 사용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환경 보호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리필스테이션 등과 같은 시스템이 확산된다면,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는 방식이 가능해져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가계비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는 국제적인 친환경 추세에 부합한다. 유럽연합(EU)과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 제품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환경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동네 중국집 아저씨들이 배달와서 친숙하게 ‘군만두 서비스로 넣었으니 맛있게 먹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가 없었다. 다 아는 처지라 그릇도 가급적 씻어 내놓기도 했다. 이런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오는 살가움이 없어지니 세상이 더 삭막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는 환경 보호, 고용 창출, 산업 경쟁력 강화, 소비자 이익, 국제적 위상 제고 등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들이 협력해 다회용기 사용을 제도화하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한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다영 포항시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