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 자연·넉넉한 인심 업고… 강원, ‘관광수도’ 도약 날갯짓 [지방기획]

새 도전 나선 강원관광재단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 선포
관광산업 육성 방안 구체화 잰걸음

매월 ‘이달의 여행지 선정’ 대표적
시·군 1∼2곳 홍보·마케팅 추진키로

유튜브 콘텐츠 젊은층 공략 계획도
2025년 동해선 개통 “해양관광 정조준”

강원도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관광수도’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이색적인 관광자원, 넉넉한 지역민들의 인심을 자원 삼아 강원을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선봉장은 강원 관광산업을 이끌고 있는 강원관광재단이 맡았다. 재단은 2025·2026년을 ‘강원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원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담대한 구상은 재단이 그간 쌓아온 역량과 이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가 밑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재단은 국내외 마케팅은 물론 스마트관광, 관광콘텐츠,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크루즈, 해양관광, 지역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실을 다져왔다. 강원 18개 시·군과 함께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끌어내는 콘텐츠 개발에도 힘썼다. 이제 재단은 강원도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강원 평창 송어축제 맨손잡기 행사에 참여한 관광객이 잡은 송어를 들어올리고 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 제공

◆2025·2026년 강원 방문의 해 선포



재단은 지난달 25일 한림대에서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 9개국 주한 외국대사를 비롯해 김진태 지사, 김시성 도의회 의장, 최성현 재단 대표이사, 18명의 시장·군수 등 내빈 6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강원 방문의 해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협력 의지를 다지는 한편 비전을 공유했다. 재단은 이날 선포를 기점으로 관광산업 육성 방안을 하나둘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확정된 사업은 ‘이달의 여행지 선정’이 대표적이다. 매달 1~2개 시·군을 이달의 여행지로 선정해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유료 관광지는 한시적으로 무료 개방한다. 관광객들이 하루 이상 머물도록 여행사와 연계해 숙박시설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따라가 보는 ‘K문화관광’, 사찰체험과 미식을 결합한 ‘비건 라이프’ 등 이색적인 관광상품을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1월1일 동해중부선 개통에 발맞춰 해양관광 활성화도 추진한다. 재단은 앞선 10월23일 재단 내에 해양관광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동해안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해양관광의 중추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포럼을 열고 정책적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해양관광, 어촌마을에서 즐기는 워케이션(Work+Vacation), 머슬비치(Muscle Beach) 조성 등도 기획 중이다.

◆2020년 10월 출범, 관광산업 선도 ‘노력’

2020년 10월 출범한 재단은 그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역량을 키워 왔다. 우선 재단 국내마케팅팀은 반려동물 동반 관광정보 플랫폼 ‘강원 댕댕여지도’를 출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냈다. 댕댕여지도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관광지, 숙박시설, 음식점, 병원 등 600여곳을 안내하는 서비스로, 반려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관광열차 ‘댕댕 트레인’을 출시했고 올해는 ‘댕댕버스’를 내놨다. 지역주민이 직접 관광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관광두레 지역협력사업’을 통해 지역밀착형 관광 생태계 구축을 꾀하기도 했다.

해외마케팅팀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했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예약이 늘고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토대로 영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운영했다. 현재 팔로어 수는 5만명을 돌파했다.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해외 여행사와 함께 상품을 기획하고 외국인 관광택시 등을 운영해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 현재는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에 발맞춰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준비 중이다.

관광콘텐츠팀 대표 콘텐츠는 명산을 오르고 인증하는 도전 프로그램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다. 올해 누적 참여자 30만명을 돌파했다. 20대 명산을 모두 완등한 사람은 1000명을 돌파했다. 향후에는 전통시장과 연계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삼척해수욕장에서 연 ‘힐링 요가’는 동해안 치유관광 활성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3년 연속 경영평가 S등급 달성 ‘성과’

마이스·크루즈팀은 올해에만 행사 60건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5만3000여명이 강원도를 찾았다. 특히 42개국 3500여명이 참가한 ‘2024 아시아·오세아니아 지구과학총회’와 3110명이 참여한 ‘제61회 도서관대회·전시회’는 지역경제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크루즈 여행도 활성화시켰다. 올해 해외 크루즈가 4차례 입항했고 1만명이 강원도를 경험했다. 내년에는 미국·독일에서 출발하는 대형 크루즈가 6차례에 걸쳐 속초항에 정박할 예정이다.

지역특화팀에서는 권역별 사업에 힘을 쏟았다. 석탄을 싣고 달리는 차들이 오가던 일명 ‘광부의 길’을 걸어보는 ‘운탄고도 1330’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덕분에 폐광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10% 늘었다. 삼척 이사부독도기념관 등 관광지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지역에서 소비한 영수증을 제출하면 경품을 지급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도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걷기 등 접경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고안해냈다.

재단의 노력은 성과로 빛을 발하는 중이다. 재단은 3년 연속 경영평가 S등급을 획득했고 설립 이후 최초로 올해 기관장 평가에서도 S등급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책임 공로를 인정받아 ESG경영대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상을 받았고 윤리적 경영에 집중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현종복 재단 관광마케팅실장은 “강원도의 매력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도민 행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계절 매력으로 꽉 찬 강원  교통망·숙박시설 개선 노력”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강원 관광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최성현(사진) 강원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올 한 해 강원도 곳곳을 쉴 틈 없이 누볐다. 강원 관광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평일보다 주말이 더 바쁜 날이 많았다. 최 대표가 바지런히 움직인 이유는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강원관광을 직접 경험하고 업계 관계자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강원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최성현 강원관광재단 대표이사

25일 세계일보와 만난 최 대표는 “강원도는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갖춘 대한민국 관광수도 적임지로 성장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로 발돋움할 때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2025·2026년 강원 방문의 해 선포를 통해 국내외에 강원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강원도의 사계절 매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봄에는 호수가 흐르는 자연친화 도시에서 감성여행을, 여름에는 동해안 해변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가을엔 울긋불긋 단풍과 함께 강원도 산을 올라보고 겨울에는 빙어낚시 등 다채로운 겨울축제를 즐겨보길 추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에는 방탄소년단(BTS) 관련 관광지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며 “계속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확대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최 대표는 교통망과 숙박시설 부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양양국제공항이 활성화되고 있고 고속철도(KTX) 동해선이 개통해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여전히 연계 교통망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체류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숙박시설 확충과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수”라고 짚었다. 이어 “장점은 극대화하고 보완점은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취임 1년을 맞은 최 대표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남은 임기 동안 강원 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완성시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행복한 시간을, 도민들에게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선물하고자 한다”며 “강원도의 저력을 기대해 달라. 아울러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