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고 잠적했던 남미 수리남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79세로 사망했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알베르트 람딘 수리남 외무부 장관은 “수리남 정부는 자체 수사와 가족을 통해 바우테르서 전 수리남 대통령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980년 유혈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7년까지 군부 독재자로 집권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정권에서 물러났다가 곧이어 2차 쿠데타와 선거를 반복하며 202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2년 12월 7일과 8일 수리남 수도 파라마리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과 변호사, 학자 등 15명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2007년부터 이어진 재판은 2023년 12월20일 수리남 대법원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에게 20년 징역형을 확정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수감을 피해 도주했다. 2024년 1월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사법당국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부인인 잉그리드 바우테르서 왈드링도 은신처를 모른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로 비밀리에 이송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은신처에 숨어 지내며 투석 등 의료 처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도주는 수리남 정부 대응 부족과 지지세력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리남 경찰은 지난 23일 바우테르서 주택을 급습했지만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시신은 파라마리보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그의 정확한 사망 장소와 시신이 자택으로 옮겨진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리남에서는 20년 형을 확정해 41년만에 정의가 실현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