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20년형 피해 도주한 수리남 독재자, 은신 중 사망

(FILES) Suriname former President Desi Bouterse (C) leaves the High Court of Justice after his appeal case against the Court Martial sentence of 20-year jail for his involvement in the murder of 15 people when he ruled in 1982 during his military government, in Paramaribo on January 5, 2023. Bouterse, the former dictator of Suriname who was a fugitive from justice for the murder of political opponents four decades ago, has died at age 79, the government said on December 25, 2024. (Photo by Ranu Abhelakh / AFP)/2024-12-25 23:20:07/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살인죄로 징역 20년 형을 받고 잠적했던 남미 수리남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79세로 사망했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알베르트 람딘 수리남 외무부 장관은 “수리남 정부는 자체 수사와 가족을 통해 바우테르서 전 수리남 대통령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980년 유혈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7년까지 군부 독재자로 집권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정권에서 물러났다가 곧이어 2차 쿠데타와 선거를 반복하며 2020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2년 12월 7일과 8일 수리남 수도 파라마리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과 변호사, 학자 등 15명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2007년부터 이어진 재판은 2023년 12월20일 수리남 대법원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에게 20년 징역형을 확정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수감을 피해 도주했다. 2024년 1월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사법당국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부인인 잉그리드 바우테르서 왈드링도 은신처를 모른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로 비밀리에 이송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은신처에 숨어 지내며 투석 등 의료 처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도주는 수리남 정부 대응 부족과 지지세력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리남 경찰은 지난 23일 바우테르서 주택을 급습했지만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시신은 파라마리보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그의 정확한 사망 장소와 시신이 자택으로 옮겨진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리남에서는 20년 형을 확정해 41년만에 정의가 실현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이 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