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故 윤기중 교수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대통령 성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회장은 최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자신에게 했던 말들을 전했는데 윤기중 교수는 “아들이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문제가 생기면 꼭 충고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 말이 자신의 마음에 깊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부친과 오랜 인연을 가진 인물로,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성공을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보람으로 생각했으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인생을 헛살았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윤 교수는 지난해 8월15일 92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윤 대통령과 대광초등학교·서울대학교 동기 동창으로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이 회장 부부는 윤 대통령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내세운 명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이 과거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특히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의 흉상 제거 문제와 관련해 군의 지능 수준이 60~7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 회장은 대통령과의 연락이 줄어들었다고 밝히며, 그동안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우려를 담아 편지를 보냈으며, 전통적인 역사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읍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 집안과의 관계가 50년 이상 이어져 왔으나, 결정적으로 지난 8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로 관계가 틀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독립기념관장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전자 결재를 통해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 회장은 김 관장 임명과 관련하여 김 관장은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 독립기념관장 인사가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니까 밤 9시에 전자 결재를 했다”며 “노인네가 주책없는 말을 하니까 안 듣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자신의 부인과의 대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자신이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집사람을 보면서 ‘석열이가 가엾다. 저렇게 철창에 갇힐 줄은 내가 정말 몰랐다. 내 아들이 당하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한남동 관저에서 두문불출하며 칩거를 이어가던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한남동 관저에서 성탄 예배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