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북 구미시 대관이 취소된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공연이 광주에서 개최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광주시·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시는 시민 안전 우려와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 거부 등을 이유로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장 대관을 취소했다.
구미시의 공연장소 대관 취소는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 찬성한 게 발단이 됐다. 구미시의 정치적 선동 자제 요청에도 이승환이 14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는 정치적 언급을 했다는 것이다. 구미시는 이승환의 탄핵찬성 발언에 반발하는 지역 시민단체들의 집회가 예고돼 공연 취소는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승환은 입장문을 내고 “구미시는 서약서 작성이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 제 공연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같은 대관 취소에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 개최를 제안했다. 강 시장은 2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콘서트 취소를 언급하며 “그럼 광주에서 합시다. 이승환 가수를 광주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계엄이 얼마나 황당하고 엉터리였으면 K-팝을 응원하는 청소년들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섰겠는가”라며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해주는 에너지, 바로 K-팝”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사하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의 공연을 기대한다”는 댓글을 달고 초대에 화답했다.
광주시와 이승환측은 콘서트 공연에 대한 구체적 협의에 나섰다. 광주시는 음향회사으로부터 연락받고 공연과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 또 정명근 경기 화성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승환 아티스트 같은 라이브의 대가가 화성시에서 공연을 해주신다면 문화 향유에 갈증을 느끼시는 화성 시민 여러분께서도 참 좋아하실 것”이라고 공연을 제안했다.
이승환 공연 취소에 대해 음악인 2645명으로 이뤄진 ‘음악인 선언 준비모임’과 음악인 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 등 대중음악인 단체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을 철회하고, 예술 검열 시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승환은 동료 음악인의 잇단 성명에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선후배, 동료 여러분”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외치고 끝끝내 찾겠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