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필리핀에 수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상 관세가 이달 말부터 철폐된다. 또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 시 우리나라가 부과하던 30%의 관세도 향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지면서 국내 바나나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홍보 설명회’를 열고, 이달 발효를 앞둔 FTA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한·필리핀 FTA는 지난 11월 14일 한국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이뤄져 31일 발효된다. 한·필리핀 FTA는 한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중 다섯 번째로 체결한 양자 FTA다. FTA에 따라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의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철폐한다.
한국의 대(對)필리핀 수출과 관련해 대표적인 수혜 품목은 자동차다. 필리핀은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5%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FTA가 발효되면 내연기관 승용차와 화물차 모두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대상 관세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필리핀 자동차생산자협회(CAMPI)와 트럭 제조업자협회(TMA)가 공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1만4163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1위 일본 도요타 20여만대 판매량과 비교하면 극히 적은 수치지만, FTA 발효에 따라 한국 완성차의 현지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필리핀의 바나나 관세를 현재의 30%에서 단계적으로 낮춰 5년 안에 철폐한다. FTA 발효 첫해부터 매해 6%씩 관세가 내려가는 구조다. 한국이 수입하는 바나나의 대부분은 필리핀산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산업부는 기존 한·아세안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도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통해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확대와 한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제고해 경쟁국 대비 필리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