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의 ‘드론(무인기) 사냥법’이라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병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북한군이 드론 공격에 취약했던 만큼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 무인기를 격추하고 포병대로부터 숨는 전술을 그림과 함께 수첩에 담았다.
내용을 보면 드론을 감지하면 3인조를 구성해 드론을 유인하는 사람은 7m, 사격하는 사람은 10∼12m의 거리에 위치한다.
유인하는 사람이 가만히 서 있으면 드론도 움직임을 멈출 것이라며 이때 사격자가 드론을 제거한다고 적혀 있다.
한 명은 목숨을 내건 ‘미끼’가 되고, 다른 2명이 드론을 사격하는 방식이다. 익숙하지 않은 드론 공격에 어떻게든 대응하려 한 셈이다.
수첩에는 포병 사격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방법도 담겨 있다. 수첩의 주인은 “사격 구역에 들어갔을 경우 다음에 만날 지점을 정한 뒤 소그룹으로 나눠 벗어나야 한다”고 메모했다. 포병은 동일 지점을 계속 사격하지 않으므로, 이전에 피격된 지점에 숨으면 그 이후 사격 구역을 벗어날 수 있다고도 적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게 진짜 북한의 전술인지 러시아가 가르쳐준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이 전술은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북한군은 탁 트인 지형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엑스(X)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1만1000명 정도를 파병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은 “북한군 장병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경험이 거의 없다”며 “원시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까운 전술을 쓴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에서는 북한군이 대규모 사상에도 기존 전술을 거의 변경하지 않은 채 보병 진격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