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의 상승세는 어디에...’ IBK에 완패하며 전반기 마감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답답함 “오른쪽을 많이 쓰랬다고 그것만 쓰더라...”

“오른쪽을 좀 많이 쓰랬다고 거기만 쓰더라...”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2024~2025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7일 화성종합체육관.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흥국생명을 3-0으로 누르고 2연승으로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3연승을 위해서는 오른쪽 측면에서의 공격이 터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로공사의 공격은 왼쪽에 쏠려있었다.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다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타나차가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며 3경기 연속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기도 했고, 강소휘도 3라운드 들어 시즌 초반보다 공격 컨디션이 올라왔다. 도로공사의 세터진을 이루는 이윤정, 김다은 두 선수 모두 오른쪽으로 보내는 백토스보다는 왼쪽 측면으로 쏘는 토스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김종민 감독은 “오늘 이기기 위해서는 오른쪽에서 공격이 좀 나와줘야 한다. 니콜로바가 분전해주는 것과 동시에 세터들이 오른쪽으로 쏴주는 토스가 낮거나 흐르지만 않으면 니콜로바는 분명히 처리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니콜로바의 활약에 따라 오늘 경기의 성패가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이날 선발 세터로 낙점한 것은 이윤정. 김 감독의 주문대로 이윤정은 경기 초반 니콜로바에게 공격을 몰아줬다. 니콜로바가 깊은 각을 내며 공격을 성공시키고, 서브득점도 2개를 내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발휘했다. 1세트 초반 9-4로 앞서며 3연승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윤정의 오른쪽 일변도의 경기 운영은 상대에게 읽혔고, 니콜로바는 1세트에만 3개나 블로킹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초반 리드를 빼앗기며 1세트를 내준 도로공사는 3세트까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세트 스코어 0-3(19-25 14-25 21-25) 완패를 당했다.

 

타나차는 이날 10점(공격 성공률 29.63%)로 고개를 숙였다. 니콜로바는 13.33%라는 극악의 공격 성공률로 단 6점에 그쳤다. 8억원을 받는 ‘연봉퀸’ 강소휘도 7점, 공격 성공률 28.57%에 그치며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미들 블로커 배유나가 8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 했다. 승점을 챙기지 못한 도로공사는 승점 15, 5승13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경기 전 선수단에게 휴가를 부여할 것을 얘기하며 “제대로 못하면 김천 숙소로 가야죠”라고 말했던 김 감독에게 ‘김천 숙소로 다시 가야하나’라고 묻자 “쉬어야죠”라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이윤정의 경기운영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초반에 아포짓을 많이 쓰라고 주문했다. 답답한 게 쓰란다고 그것만 쓰더라. 코트 안에서 경기 흐름에 따라 순간순간 변주를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하다. 오른쪽으로 공을 몰면 상대도 그쪽으로 가는데, 그러면 속공을 불러들여서 하나씩 걸고, 반대로 공을 빼주고 이런 걸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면서 “(이)윤정이에게 ‘세터는 공을 올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 블로킹을 좀 흔들어줘야 한다’라고 말하곤 하는데, 오늘도 초반엔 잘 하다 눈에 보이는 토스가 나오면서 상대에게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라고 아쉬워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낸 뒤 도로공사는 8일 김천 홈에서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김 감독은 “전반기에 일정이 타이트해 선수들 휴식을 거의 주지 못하고 달려왔다. 다행히 부상없이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를 위해 준비를 좀 더 해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