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까지 6223억弗 집계 韓 2023년 8위서 2계단 올라서 日, 주력산업 車·조선 등 고전 韓, 2025년엔 성장세 둔화 우려
올해 1∼11월 한국과 일본의 글로벌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인 약 202억달러로 좁아졌다. 수출액 순위도 지난해보다 두 계단 뛰어오른 6위를 기록해 5위인 일본을 바짝 추격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의 대세계 수출액은 6223억8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수출액 6425억9800만달러와의 격차는 202억1200만달러로, 역대 최저 격차다.
한·일 수출액 격차는 2010년 3036억달러에서 2013년 1552억달러로 줄어든 이후 2021년까지 8년간 10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이후 2022년 632억4000만달러, 지난해 850억3500만달러를 거쳐 올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수출액 순위도 올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분석 결과 올해 1∼10월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한국은 6위, 일본은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6위를 회복했다. 일본은 최근 3년간 5위를 유지했다.
올해 한국의 수출은 54.9%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중국·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으로 한국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화장품·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된 점이 일본과의 수출액 격차를 좁히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은 주력인 자동차·조선·중간재 등 산업이 중국과 한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고,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일본산 제품의 수출이 줄었다. 최근 엔화 약세 흐름이 수출에서 환율 효과로 크게 이어지지 않은 것도 일본 수출 감소의 요인이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본의 수출 감소 현상은 한국의 가까운 미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 유럽, 동남아 등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이전하면서 과거처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이익을 누리기 힘들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역기저 효과로 수출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도 내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1∼3% 내외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