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정국 불안으로 한 달 새 원화 가치가 5%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500원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올랐고, 1470.5원에 야간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뛴 것은 금융위기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처음이다.
앞서 환율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지난달 6일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400원을 돌파했다. 이후 △12월 3∼4일(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1420∼1440원△19일(미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전망치 상향) 1450원 △24일 1460원 △26일(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1470원 △27일(한 전 권한대행 탄핵) 1480원을 차례로 뚫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도 “국내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관세정책을 곧바로 실행하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외국인이 환차손 때문에 떠나고 환율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계엄 사태 후 외국인 주식자금은 약 3조원, 채권자금은 2조2000억원 각각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