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농사짓던 40대·엄마 보러 온 20대”…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태국인

태국정부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 표한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사망한 태국인 2명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따니 상그랏 주한 태국대사는 사고 항공기인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에 탑승한 태국인 45세 여성 A씨와 22세 여성 B씨가 숨졌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7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일하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전남 나주에서 농사를 짓던 중이었다. A씨는 명절을 맞아 태국 북부 우돈타니의 가족들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변을 당했다. 특히 국내에 7세, 15세 자녀를 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함께 사망한 B씨는 방콕 소재 대학교 4학년 재학 중이던 여대생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만나러 오다 참변을 당했다. B씨의 어머니는 한국인과 재혼해 국내에 거주 중이었으며, 딸을 마중하러 공항에 나왔다가 사고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외교 당국에 자국민 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타니 상랏 주한태국대사 역시 “불행한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한국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의지를 전했다.

 

앞서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항공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한 기체는 활주로 외벽에 충돌, 반파되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한국인 173명·태국인 2명 등 승객 175명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4명을 합해 179명이 숨지고 승무원 2명이 부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