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본 회사의 대표이사로부터 합격이 유력하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해서 이를 근로관계 성립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최근 화장품 제조업체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B씨는 2022년 A사에서 면접을 본 뒤 대표이사로부터 “합격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는데, 일단 선정은 해놓았다. 월요일에 출근할지 화요일에 출근할지는 내가 말씀드리겠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A사는 최종적으로 다른 사람을 채용하고 B씨에겐 “다른 곳에 취업해도 된다”고 통보했다. B씨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으나 기각되자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B씨에 대한 채용 내정이 이뤄졌으므로 근로관계가 성립했고, 정당한 해고 사유도 없어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A사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사와 B씨 사이에 객관적인 의사합치에 따른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근로관계를 체결하려면 임금, 종사업무, 근로계약 기간 등 근로계약의 중요사항에 대해 구체적 의사 합치나 기준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러한 합의가 없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