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쌍특검법’(12·3 내란 및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의 직무유기이자 탄핵 사유”라면서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정치 공세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탈표’ 단속을 통해 일단 특검법을 부결시킨 뒤 자체 수정안을 만들어 대야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野 “尹 사법 리스크가 더 심각”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현재 국민에게 선출된 권력은 국회뿐인데 최 권한대행이 현상유지 수준을 넘어 법안 거부권이라는 적극적 권한을 행사한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일 MBC 라디오에서 “최 권한대행은 선출되지 않은 단순 부총리로서의 권한대행”이라며 “적극적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 및 검찰이 각각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특검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 수사를 통해 계엄 사태 가담자 중 단 한 사람도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을 “국사범”이라고 강조하며 “어물쩍 수사해서 넘어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문제 삼을 수 없는 것 아니냐. 윤 대통령의 혐의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법도 관철할 태세다. 검찰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청탁금지법 위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잇달아 불기소처분한 만큼 남은 길은 특검뿐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특검법 재표결을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1월 임시회 소집 요구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달 9일까지가 12월 임시회 회기”라며 “그 전까지 (특검법) 재의결 안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꽤 있다”고 했다. 이어 “8일 운영위원회에서 1월 임시회 소집 의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보다 강경한 입장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윤 대통령 구속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중범죄자가 다시는 복귀할 수 없도록 선제적인 구속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與 “특검법 일단 부결 뒤 재논의”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수정안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일단은 재표결에서 부결시키는 쪽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의 쌍특검법은 특검 추천권 여당 배제, 야당 비토권 부여 등 독소조항이 많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 수사대상에는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이 수사대상에 포함돼 부정적 기류가 더욱 강하다. 특검 칼끝이 당 중앙과 의혹 연루 의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특검법은 재표결을 거쳐 위헌 법안이 폐기된 다음에 어떻게 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쌍특검 부결의 관건은 이탈표 확산을 얼마나 막느냐다. 지난달 12일 김건희 특검법에는 국민의힘 의원 중 4명이 찬성, 2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내란 일반특검법 표결에선 찬성 5표, 기권 2표가 나왔다. 부결 당론에 반하는 이탈표가 이미 적지 않게 나온 셈이다. 재의결 가결 정족수는 ‘재적 과반 출석에 출석 3분의 2 이상’이어서 국회의원 300명 전원 표결 시 여당에서 8명만 가결표를 던져도 법안이 통과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여야가 아닌 제3자 특검 추천권을 명시하고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의 수정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재의결 부결 단일대오’를 구축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