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상담 받을 수 있어요? 이 친구가 좀 많이 힘들어해서…".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1일 오후 무안 공항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지원실에 중년 남성 2명이 찾았다.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자, 그 지인이 심리상담을 권유한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가족 시신을 본 뒤 잔상이 계속 떠오르는 부분, 이를 통해 고인이 된 가족이 고통 속에 사망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분 등에 대한 상담 케이스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유족 대표도 이날 유족들을 향해 "현장에 트라우마센터 운영 중이니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이상이 있을 경우 꼭 정신 검진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가 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31일 오후 5시 기준) 공항 1층 트라우마센터에서 15건의 심리상담이 이뤄졌다.
상담까지 이어지진 않았으나 정보 문의 등 처리 건수도 1천718건에 달했다.
이용자 중에는 유족 외에도 참사 현장 수습에 직접 참여한 소방 관계자, 경찰 과학수사대, 공무원 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정신과 전문의는 "트라우마 경험자를 1차~5차로 분류해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는데, 2차 경험자인 유족 외에도 참사 현장을 지속적으로 목격한 공무원들도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 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참사 상황이 위중한 만큼 우리도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여력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상담센터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참사로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은 꼭 방문해서 상담받는 것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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