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과 토트넘 동행은 이제 마무리되는 걸까.
2015년 토트넘과 4년 계약을 맺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은 한 차례 연장계약을 따내며 2024∼2025시즌까지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뛰기로 했고, 이제 약속된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토트넘 구단의 1년 계약연장 옵션 발효가 남았지만 10년간 이어졌던 손흥민과 토트넘 동행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다년 계약을 원하는 손흥민과 1년만 더 뛰길 바라는 토트넘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1일(현지시간)부터 손흥민이 ‘보스만 룰’을 적용받게 되면서 계약문제는 변곡점을 맞게 됐다.
보스만 룰은 1995년 벨기에에서 뛰던 장마르크 보스만이 ‘이적료 문제’로 팀을 옮기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해 얻어낸 규칙이다. 보스만 룰에 따라 계약기간이 끝난 선수는 이적료 및 원소속 구단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팀으로 옮길 수 있다. 또 계약기간이 6개월 미만 남은 시점부터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손흥민과 토트넘이 이번 계약을 끝으로 이별한다면, 토트넘은 이적료 없이 그를 다른 팀에 보내줘야 한다. 손흥민은 이제부터는 보스만 룰에 따라 토트넘 외에 다른 구단과 만나 이적 논의를 할 수 있다. EPL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손흥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손흥민이 10년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수많은 기록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해 ‘현재 캡틴이자 살아 있는 레전드로 계속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라고 소개하고 있다. 손흥민은 EPL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경기(319경기)를 뛴 토트넘 선수인 데다가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68개)를 기록 중이다. 토트넘에서 EPL 득점은 해리 케인(뮌헨 213골)에 이은 2위(125골)이고 공격포인트 역시 케인(260개) 바로 뒤(193개)에 올라 있다. 공식전까지 따지면 손흥민은 430경기를 뛰면서 169골을 넣어 토트넘 역대 최다득점 4위에 올라 있다.
현지에서는 계약에 대한 이견에 손흥민이 100% 집중하지 못한 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과거 토트넘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은 토트넘을 위해 헌신했던 훌륭한 선수인 만큼 3~4개월 전엔 계약문제를 끝냈어야 했다”며 “내가 만약 손흥민이었으면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트넘이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손흥민을 향한 이적설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행은 물론 케인, 김민재와 함께 뮌헨에서 뛰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서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손흥민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적설에 대해 손흥민 에이전트 관계자는 “(보스만 룰 적용 이후) 달라지는 건 없다”며 “아직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4일 뉴캐슬과 2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1년째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