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미끼로 남성들을 유혹한 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수천만원을 뜯어낸 10~20대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을 받아 유죄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부장판사 지현경)은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 공갈)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범 A씨(20대)와 B씨(20대)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과 함께 남성들을 협박한 C씨(20대)와 D씨(20대) 역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10~20대 공범 여성들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혹은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A씨 등 일당은 2023년 2월부터 12월까지 여성 공범들을 내세워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남성들과 성관계를 가지거나, 가질 것처럼 행세한 후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간 피해를 주장했다. 이어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피해자들의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당 수법으로 2명의 20대 남성으로부터 각각 6100만원과 500만원, 900만원 상당의 차량 등을 뜯어낸 혐의도 있다. 또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E씨(20대)를 상대로도 범행을 저질렀다.
A씨 일당은 2023년 11월3일 오후 8시쯤 사하구에서 E씨와 술을 마신 뒤 모텔로 유인했다. 이들은 피해자와 여성이 성관계를 갖게 하고, 5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E씨는 돈이 없다고 거부했지만 피해자가 지적장애를 가진 점을 악용해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며 “부모님이 알면 일이 더 커진다”고 협박해 대출까지 받게 했다. 결국 이들은 총 200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고인들에 대해 각 범행횟수와 가담 정도, 피해 정도에 따라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피고인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며,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