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은 상대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북한은 7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그 어떤 조밀한 방어 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사진을 보면 이 미사일은 지난해 4월 북한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나형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된다. 극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한 기종이다.
북한이 실제로 2차 정점, 즉 비행 중 궤도 변경에 성공했다면 기술적 진전에 해당한다. 다만 두 차례의 상승·하강은 극초음속 미사일로서는 부족한 횟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미사일의 활강 단계 속도는 북한이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최고 속도가 마하 12였다고 밝혔는데, 이 속도로 정점을 두 차례 찍으면서 에너지를 손실한 상태에서 달성하는 속도가 마하 5를 넘겼을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은 또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동기 동체 제작에는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가 희박한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일반적 탄도미사일과 달리 대기권 내로 비행하는 구간이 길기 때문에 저항과 마찰에 강한 신소재 적용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탄소섬유를 대북 제재 감시 대상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는데, 북한은 제재를 뚫고 이를 적용했다고 자랑한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재와 비행 및 유도체계 등 '결코 쉽지 않은 기술력을 획득'이라고 (북한이) 소회까지 밝혀, 자체적인 기술 개선도 있겠지만 러시아의 기술 협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러시아와 기술협력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 연구위원은 또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잠재적인 적수', '임의의 적수들', '현시기 적대세력들'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직접 자극하지 않고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태평양지역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한 점에서 태평양에 전력을 투사하고 있는 미국을 지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새로운 위협 유형임은 분명하나 막을 수 없는 무적의 무기는 아니라고 평가된다.
저공 비행하는 특성상 지구 곡률에 의해 감시 범위가 제한되는 지상 감시장비가 대신 공중 정찰 또는 인공위성 등 우주 감시장비로 탐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변칙 기동한다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특성을 역이용해 오히려 최대한 많은 기동을 유도함으로써 미사일이 운동 에너지를 잃고 속도와 사거리 면에서 손해를 보도록 할 수 있다는 접근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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