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베토벤보다 인기 많은 작곡가 등…클래식 스타들 내한 잇따라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하는 세계적 스타 지휘자와 연주자, 명문 교향악단 내한 줄이어
2년 만에 ‘오케스트라 대전’ 재연…11월 베를린필, 빈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무대 등
세계 최고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등 독주자·협연자 면면도 화려…유명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무대 올라

클라우스 메켈레, 구스타보 두다멜, 임윤찬, 조성진, 요나스 카우프만,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베를린필하모닉, 빈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하는 세계적 스타 지휘자와 연주자, 명문 교향악단들이 올해 잇따라 내한해 클래식 음악 무대를 수놓는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은 어떤 공연을 챙겨 봐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지갑 사정이나 피 튀길 예매 전쟁 탓에 속 좀 끓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유명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협연자로 나서는 등 이색 무대도 만날 수 있다.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2년 만에 재연될 ‘오케스트라 대전’

 

7일 클래식 공연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악단’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11월 7~9일), 빈 필하모닉(11월 18~20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11월 5~9일)가 올 가을 한국을 찾는다. 이 밖에도 △5월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 △6월 파리 오케스트라와 뉴욕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 △9월 라 스칼라 필하모닉 △10월 런던 필하모닉과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엔디아르(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유럽과 미국의 세계적 명문 교향악단이 줄지어 내한해 실력을 뽐낸다. 2023년 11월 전후로 베를린필과 빈필, RCO 3대장을 비롯해 런던 필하모닉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이 내한해 오케스트라 대전을 펼쳤던 양상과 비슷하다. 

베를린 필과 키릴 페트렌코. 빈체로 제공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크레디아 제공

특히, 6월 열리는 파리오케스트라 공연에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젊은 지휘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29)가 지휘대에 서고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21)이 협연자로 나서기 때문이다. 출중한 실력과 외모로 어마어마한 팬을 거느린 두 스타의 만남에 벌써부터 들뜬 클래식 애호가가 많다. 둘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으로 두 차례 호흡을 맞춘다. 핀란드 출신 메켈레는 24세에 오슬로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발탁된 데 이어 25세에 파리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올라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RCO와 시카고심포니 차기 음악감독 자리까지 예약한 상태다. 메켈레는 11월에 RCO를 이끌고 다시 내한한다. 내년부터 뉴욕필하모닉을 이끄는 구스타보 두다멜이 15년간 음악감독을 맡았던 LA필하모닉과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한국에서 보여줄 마지막 공연도 기대가 크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경이 직접 창단한 실내악단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와’ 26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3월 내한 공연도 의미가 깊다. 바로크 음악 등 고음악 애호가라면 ‘고음악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가 이끄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9월 바흐 ‘b단조 미사’가 기다려질 만하다. 

요나스 카우프만. 롯데콘서트홀 제공

◆독주자·협연자 면면도 화려

 

‘21세기 최고의 테너’로 불리는 요나스 카우프만이 3월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두 차례 오른다. 정통 독일 가곡을 들려주는 독주회(4일)와 명작 오페라 ‘토스카’, ‘투란도트’, ‘카르멘’ 등의 유명 아리아를 부르는 오페라 콘서트(7일)를 통해 3년 전 내한공연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던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카우프만은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 데뷔작이었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출연 이후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이 앞다퉈 찾는 테너로 명성이 자자하다.

구스타보 두다멜. 마스트미디어 제공

4월에는 현대음악 거장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가 8년 만에 내한한다. 그의 음악은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서 매년 약 90억 회 이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되고, 대표곡 ‘익스피리언스(Experience)’는 단일 음원 누적 조회수가 130억 회를 넘었다. 스포티파이에서는 모차르트와 베토벤보다 인기가 많은 작곡가다. 명작 영화 ‘블랙스완’ ‘노매드랜드’ ‘더 파더’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그의 음악이 삽입됐다. 내한 공연에선 신곡과 여러 히트곡을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들려준다. 

조성진. 크레디아 제공

각각 2월과 4월 뉴욕 카네기홀에 초청받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도 바쁜 해외 일정 속에 국내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조성진은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음악세계를 집중 탐구하며 6월 독주회에 이어 12월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임윤찬. 빈체로 제공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임윤찬은 3월 통영음악제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고, 7월 스승 손민수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와 피아노 듀오 공연을 한다. 파리오케스트라에 이어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도 연주한다. 

엘리소 비르살라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쇼팽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라파우 블레하치,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브루스 리우를 포함해 러시아 피아니즘을 대표하는 거장 엘리소 비르살라제, 폴 루이스, 예핌 브론프만, 드미트리 마슬레예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니콜라이 루간스키 등 독주·협연 무대를 선보이는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들 뿐 아니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파비오 비온디, 빅토리아 물로바, 미도리(바이올린), 미샤 마이스키(첼로),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레 벙 프랑세(목관 앙상블)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펼칠 음악도 기대를 모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힉엣눙크 제공

이색적인 공연도 있다. 프랑스 태생 유명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세종솔로이스츠의 여름 음악 축제인 ‘힉엣눙크!(지금 여기)’에 함께한다. 세종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개막 공연(8월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작품의 대본을 집필하고 해설자 역할로 무대에 선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작곡가 정재일은 9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위촉한 새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