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곳 거래액이 절반… 백화점도 양극화

5대 백화점 68개 점포 전년비 0.9%↑
‘1조 클럽’ 12곳 5%↑… 9곳 수도권·대형
지방선 극심한 부진… 45곳이 ‘역성장’
“지방 점포 폐업·매각 시계 빨라질 것”

지난해 고물가와 소비 침체 분위기 속 백화점 업계 성장이 1% 미만으로 정체한 가운데 점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 68개 점포의 전체 거래액은 39조8002억원으로 전년(39조4281억원)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개점을 기다리는 모습. 뉴시스

특히 지난해 백화점 업계에선 점포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도권과 광역시급 대형 점포만 성장했고, 지방 점포는 대부분 급격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점포 수를 보면 신세계와 현대가 각 4개 점, 롯데 3개 점, 갤러리아 1개 점 등 12개였다.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와 대구점, 롯데 부산 본점 등 3개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다.

 

해당 12개 점포의 지난해 거래액은 21조936억원으로 전년(20조929억원) 대비 5% 증가해 전체 거래액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에서 53%로 2%포인트 높아졌다.

 

사별 1조원 클럽 점포의 매출 비중을 보면 롯데가 2023년 43.7→45.5%, 신세계가 63.6→65.1%로 각각 올라갔고 현대(55.2→57.1%)와 갤러리아(39.2→41.9%)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상위 1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56개 점포의 거래액은 2023년 19조3352억원에서 지난해 18조766억원으로 3.3% 감소했다. 56개 점포의 80%가 넘는 45개가 역성장했다.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점포들이다.

앞으로도 수도권과 지방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소비력이 떨어지는 광역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사라지는 백화점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역기저 현상과 보복 소비심리에 힘입어 2021∼2022년 2년 연속 전년 대비 10% 이상 고성장한 백화점 업계는 2023년 성장률이 1.7%로 고꾸라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 아래로 떨어졌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지난해 거래액 13조8325억원(34.8%)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신세계(12조6252억원·31.7%), 현대(9조4493억원·23.7%) 순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