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명언 제조기로 통한다.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마십시오. 대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하십시오”라는 그의 대통령 취임사는 미국인의 뜨거운 애국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 명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06년 “이전 사람들이 연설에서 사용한 문장과 흡사하다”고 보도한 것이다. 워런 하딩 29대 대통령이 19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시민들이 정부가 무엇을 해줄지보다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지 걱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미 대통령 중에서 드물게 진보, 보수 모두에게 긍정 평가를 받는 그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표절은 명백한 범죄다. 남의 창의성을 훔치고 자신의 양심을 파는 행위다. 후폭풍이 거세 잘나가던 권력자의 정치 생명도 날린다. 2012년 4월 논문 표절로 퇴진한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헝가리 제멜바이스대학은 그의 215쪽짜리 박사 논문이 외국 논문과 180쪽이 부분적으로 동일하고 17쪽은 완전히 똑같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남자 펜싱의 영웅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까지 역임한 그였으나 논문 표절로 모든 것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