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시작된 의·정 갈등이 12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14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에 김택우(사진)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이 당선됐다. 그는 한때 온건파로 분류됐지만 의료 대란을 거치며 의료개혁 중단 등을 주장한 만큼 의협 차원의 강경 대응이 이어질 전망이다.
◆새 의협 회장, “정부, 교육 마스터플랜 내놔야”
◆올해도 의사부족, 의료대란 불가피
올해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상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8.7%에 그친 상황에서 서울 주요 ‘빅5’ 병원의 전임의(펠로) 채용 지원자도 크게 줄었다. 의사 부족에 따른 의료 대란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빅5 병원 전임의 1243명 모집에 566명(45.5%)만 지원했다. 전년에 빅5 병원 전임의 1591명 채용에 1127명(70.8%)이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지원율은 25%포인트쯤 줄었고, 지원자는 반 토막 났다.
전임의는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딴 후 1∼2년 세부 전공을 더 배우는 의사로, 전공의 교육은 물론 진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공의 이탈 후 의대 교수 등과 진료실을 지켜왔지만, 올해도 전공의 이탈이 이어지자 업무 부담을 우려해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3∼10월 88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1729명으로, 전년(865명)의 2배로 늘었다.
전임의나 전문의가 의료 대란을 겪으면서 전문병원 등 준종합병원으로 옮겨가면서, 빅5는 물론 지방 병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전문의는 2만331명으로 전년(2만524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지방 병원의 의사들이 사직한 뒤 수도권 등 더 나은 환경의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지역 의료의 공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공의·의대생의 군입대 상황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1월 의대생 현역 입대자는 1237명으로 전년 동기(248명)에 비해 5배가량으로 늘었다. 의대생들이 복무 기간 37∼38개월인 공보의나 군의관 대신 18개월의 현역 입대를 선택한 데 대해 의료계에선 “향후 군의관·공보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지방과 격오지의 보건소, 교도소, 병원선을 지키는 공보의 공백이 확대되면 지역 의료 붕괴를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