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빨간불' 켠 KDI…"경기 더 나빠질 것" 2년만에 경고

대외 악재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올해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관세 부과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가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데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초래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 뉴시스

 

지난해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뒤 한 달 만에 비관적인 전망이 짙어졌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경제심리가 위축됐다.

 

11월 전산업생산(2.4%→-0.3%)은 산업 전반에서 증가세가 둔화되며 감소한 가운데 건설업생산(-10.8%→-12.9%)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이어갔다.

 

광공업생산(6.3%→0.1%)은 반도체(11.1%)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6.7%), 전자부품(-10.2%) 등이 감소하면서 증가폭이 축소했으며 서비스업생산(2.1%→1.0%)도 도소매업(1.0%→-3.2%),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2.4%→-1.8%) 등이 감소하며 둔화 흐름이다.

 

재고율(112.3%→111.8%)이 전월에 이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평균가동률(72.3%→71.8%)은 하락하는 등 제조업생산의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는 점증했다.

 

KDI는 "건설업생산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서비스업과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의 생산도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11월 설비투자(5.5%→2.6%)는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계류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선행지표도 반도체 관련 투자의 호조세가 이어지는 반면 여타 산업에서의 설비투자 여건은 개선되지 못했다.

 

12월 수출은 전월(1.4%)보다 높은 6.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3.5%)과 유사한 4.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ICT(정보통신기술) 품목(25.8%→27.9%)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이를 제외한 품목(-3.6%)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했다.

 

KDI는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정국 불안에도 환율 및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동요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나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