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좋아하는데 짜장면 먹을까 고민하는 이유... ‘휴리스틱’ 전략 때문

처음 가본 중국집에서 다른 손님들이 짜장면을 먹고 있다면, 짬뽕을 좋아하더라도 짜장면을 먹을까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남들을 따라하는 결정이 뇌의 휴리스틱(Heuristic) 전략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휴리스틱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간편한 추론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일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정동일 교수팀(바이오메디컬공학)이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불확실한 정보를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섬피질 또는 전측대상피질에 부분 손상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96차례의 도박실험을 했다. 실험은 참가자들이 두 개의 도박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택지 중 하나는 더 위험하지만 많은 돈(6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덜 위험한 대신 적은 보상(1000원)을 받는 것이었다. 일부 실험은 선택에 앞서 다른 실험 참가자들이 어떤 것을 선택했는지 먼저 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뇌 손상이 있는 참가자들은 불확실할 때 타인의 선택을 따라하는 ‘동조효과’가 뇌 손상이 없는 참가자들에 비해서 높게 나타났다. 정동일 교수는 “개인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이 때때로 주위 사람들 의견에 더 민감하게 휘둘리는 이유를 설명한 연구”라며 “중독과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뿐 아니라, 개인의 선호를 확립하는 교육적 접근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

이번 연구는 계산분석 생물학지인 플로스 계산생물학(PLoS Computational Biology)에 지난해 12월2일자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