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스타트업의 AI 도약…글로벌 IT 기업 임원진 방문 이어져 [CES 2025]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수 많은 스타트업이 출전해 각자의 혁신적인 기술로 경쟁을 펼쳤다.

 

이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돋보적이었다. 한국 스타트업은 올해 CES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했고, 혁신상을 휩쓸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Meta),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 ‘C-레벨’의 핵심인원이 국내 스타트업 전시관을 찾아 기술을 경험하고, 사업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리브, 간단한 명령어로 3D 모션 생성…MS 핵심인원 깜짝 방문

 

국내 스타트업 아이리브(Ailive) 인간의 동작 명령어를 입력하면 생성형 AI를 통해 화면상 3D 모션을 생성하는 프로그램 ‘제나이모(Genaimo)’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IT 기업에 이목을 끌었다.

 

아이리브의 제나이모는 예를들어 ‘달리는 사람’이라고 입력하면 AI가 그동안 학습된 3만2000개 동작을 5초만에 판단해 화면으로 달리는 동작을 하는 3D 캐릭터를 구현한다.

 

또한 간단한 명령어를 통해 다양한 동작 편집도 가능하고, 감정도 입힐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 또한 원하는 분위기와 배경을 입력하면 상황에 맞춰 캐릭터의 모션도 탈라진다.

 

제나이모는 이론상 무한한 3D 동작 구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간단한 명령어로 빠르게 다양한 캐릭터의 움직임을 생성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이리브는 작가가 스토리텔링을 할 경우 한 편의 애니메이션 생성하는 ‘아이리브 스튜디오’도 구현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분야 등 무한한 확장이 가능해보였다.

 

이 같은 잠재력을 알아본 듯 스티븐 바티체 MS 수석연구원 등 임원급 인사가 두차례 아이리브 전시관을 찾았다. 또 이번 CES에서 혁신상도 거머쥐었다. 아이리브가 2023년 7월에 설립된 이후 최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도희 아이리브 대표는 “제나이모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다른 기업보다 월등한 성능의 결과물을 5초만에 빠르게 생성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북미 시장을 타겟으로 준비하고 있고, 이달 22일에 첫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동자로 컴퓨터 조작’ 아이칩…‘AI 오디오 솔루션’ 가우디오랩

국내 스타트업 아이칩(Eyechip)도 사용자의 시선으로 디바이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아이 센서 칩(Eye Sensor Chip)'으로 글로벌 IT 기업에 인기를 끌었다. 

 

아이칩의 이 제품은 VR 안경에 부착된 엄지 손톱만한 사각형의 센서가 사용자의 시선을 빠르게 추적한다. 이어 눈의 움직임에 컴퓨터 등 디바이스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일종의 마우스나 키보드의 역할을 눈동자의 움직임과 시선이 대신하는 것이다.

 

아이칩의 센서는 AI 시대에 부활하고 있는 VR과 AR 산업에 널리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내노라 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번 CES 기간에 아이칩 전시관을 방문했다. 대표적으로 메타, 애플, 아마존, 소니, 오라클 등이다. JP모건 체이스와 모건 스탠리 같은 금융회사도 방문이 이어졌다.

지난 CES 2024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방문해 주목을 받았던 국내 스타트업 가우디오랩도 올해 CES에 참가해 AI 오디오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우디오랩은 이번 CES 혁신상을 받은 ‘가우디오 뮤직 플레이스먼트’를 선보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MS 핵심임원과의 미팅을 성사시켰다. 

 

가우디오랩의 AI 오디오 솔루션은 AI가 음원을 자동으로 탐지해 특정 부분의 음원을 빼내고 새로운 음원으로 대체 가능하다. 가령 수출 시 저작권 문제가 있는 음원의 경우 사람 엔지니어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추출한 뒤 비슷한 분위기의 음원을 대체해야 했다. 하지만 가우디오의 뮤직 플레이스먼트는 이 모든 과정을 AI를 통해 자동으로 빠르게 작업한다.

 

이 기술은 방송사와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가령 한국 예능 콘텐츠를 수출할 때 의도치 않게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는 음원이 들어가 있을 수 있는데, AI가 그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여러 방송사들이 가우디오랩의 솔루션을 채택했고, MS와 해외 방송사도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AI를 적용한 3D 지도 모델링…스페이드

 

CES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 스페이드(SPAID)는 지도 이미지만 올리면 자동으로 3D 모델링을 해 메타버스로 전환해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2차원 지도에 AI 기술을 적용해 3차원 지도로 가상 공간을 구현한 것이다.

 

전시장에서 스페이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도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파손정도(damage property) 데이터를 화면에서 끌어오자 3D 지도상에 빨갛게 표시됐다. 파손정도에 따라 높이는 다르게 구현됐다. 이 기술은 단순한 지도 구현 뿐만 아니라 도시공학, 군사 등의 용도로 무한하게 확장이 가능해보였다.

 

이 기술은 인공위성이나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사진을 기반으로 건물 그림자의 정도 등으로 높이를 추정해 이를 3D로 자동으로 구현한다. 

 

수년이 걸리던 기존 측량 방식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일주일 내로 3D 지도를 구현할 수 있다. 정확도도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CES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활약할 수 있도록 도운 숨은 공신이다. 코트라는 이번 CES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 한국관을 운영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찾은 스타트업 상당수가 코트라의 한국관에 위치했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이 혁신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수상전략 강의 △신청서 작성법 멘토링 △비용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한국은 CES 2025에 삼성, LG, SK 등 대기업과 통합 한국관 445개사와 기타 중소·중견기업 455여개를 포함해 약 900여곳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