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다툼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의회 의장이 공석인 울산시의회가 이번엔 수천만원을 들여 대나무 홍보 캐릭터를 만들어 논란이다. ‘바르미’는 ‘대나무 같이 곧은 의정활동을 해나간다’는 시의회 의지를 담은 캐릭터다.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대나무를 모티프로 만들었다고 한다. 캐릭터 제작에는 2700만원이 들었다.
캐릭터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캐릭터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데, 의회까지 수천만원을 들여 캐릭터를 만들 필요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시·도의회에서 만든 캐릭터가 실제 사용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도 비판의 이유 중 하나다.
울산시의회는 의원들 간 낯뜨거운 의장 감투 쓰기 다툼과 그로 인한 법적 분쟁으로 의장 선출을 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울산시의회 의장 다툼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의힘 20명, 더불어민주당 2명으로 꾸려진 울산시의회는 후반기가 시작된 2024년 6월25일 후반기 의장 선거를 했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이성룡 의원과 안수일 의원이 후보로 나섰고, 거듭 동수 득표를 하며 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 이중기표 용지가 발견됐다. 안 의원 측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주면서 선거 자체가 무효화됐다. 의회 개원 후 한 달 넘도록 본회의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고, 임시회 일정도 수시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