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함정은 각각 고유한 함명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엔 만재배수량 500t급 이하인 고속정을 넘는 규모인 구축함, 초계함, 호위함, 잠수함, 군수지원함, 기뢰부설함, 소해함(기뢰 제거), 상륙함, 구조함 등 함종에 따라 특별한 작명 규칙이 있다. 주로 이름난 군주나 장군, 독립운동가 등 역사적 인물이나 도시, 호수, 산봉우리 등 지명에서 따왔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대부분 미국의 작명법을 따랐다고 한다.
미국은 ‘바다의 제왕’ 항공모함을 11척이나 운영하며 세계 최고의 해군력을 뽐낸다. 새로 건조하는 항모에 재직 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을 보지 못한 채 1945년 4월 숨진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기린 프랭클린 D 루스벨트함이 대표적이다. 그해 10월27일 취역한 이 항모는 1977년 9월 퇴역 때까지 전 세계를 누볐다. 현재 운영 중인 항모 11척 중에도 해군 제독의 이름에서 유래한 니미츠함과 정치인에서 딴 칼빈슨함, 존 C 스테니스함을 빼면 모두 역대 대통령으로 명명됐다. 건조를 마친 핵 추진 항모 존 F 케네디함은 올해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달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2005년 취역한 핵 잠수함인 지미 카터함으로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1946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7년간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핵 잠수함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