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해 2월 ‘교육의 미래’에 대한 칼럼 연재를 시작할 때 “미래 교육은 현재 당면하고 있는 학교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고 해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네 가지를 제안하였다. 우선, 학교 교육은 왜곡된 지식교육으로부터 지식교육의 전형을 회복함으로써 학습자가 교과별 지식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적용하며 분석하고, 연계하고 융합하여 재구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교사는 학습자가 비록 미성숙한 존재라 할지라도 독립된 인격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게 교사의 견해를 이해하고 나름대로 판단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셋째, 교사는 학습자에게 교실 수업 과정에서 충분히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깊이 있는 학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실 수업은 획일적 교육을 벗어나 학습자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고 존중하는 맞춤형이어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맞춤형 교육’이다. 교사가 학습자의 개별적 특성에 맞게 가르칠 때 지식교육의 전형을 회복하고, 학습자의 주도성을 인정하여 관심에 따라 그에게 수업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맞춤형 교육’은 권장조(勸獎調)의 용어로 우리가 지향하고 당연히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으로 여기지만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맞춤형 교육은 사용하는 사람이나 맥락에 따라 그 의미가 다양하게 쓰인다. 따라서 맞춤형 교육이 나타내는 주장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그것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맞춤형 교육은 학습자의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학습자는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을 때 잘 배운다. 학습자는 도전이 없는 쉬운 과제를 공부하면 곧바로 싫증을 느낄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너무 어려운 과제는 학습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학습자는 적정한 수준의 어려움을 가진 과제들이 주어질 때 도전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이는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한 명제이다. 우리는 종종 평균 수준의 학습자를 상정하고 가르친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평균 수준의 학습자는 통계적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학습자들은 여러 면에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중지능이라는 개념이 시사하듯이 학습자는 재능과 관심사가 다르다. 그리고 학습 속도에 차이가 있다. 학습자마다 다른 관심과 장점 등 개별성을 살려주고, 학습자의 학습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육적 진리는 시공을 초월한다.
김성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경남대학교 명예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