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모를 ‘조기 대선’… 與 차기 잠룡들, 몸풀기 본격화 [이슈+]

윤석열 대통령 구속으로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여권 대선 잠룡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서서히 기재개를 켜고 있다. 이들이 최근 정치적 메시지를 부쩍 늘리고 보폭을 넓히는 것은 조기 대선 시간표를 상정한 의식적인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뉴시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헌재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권 대선주자들이 조기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몸풀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대선과 관련된 언급을 적절히 삼가하고 있지만, 이들 주요 인사들은 조기 대선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일찌감치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 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6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나'라는 질문에 "나간다"라고 답했다. 다만 '현재 결정이 탄핵으로 나면 바로 시장직을 사직하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 절차와 관련해 홍 시장은 "헌재가 내년 4월 18일 이전에 결정을 낼 거다. 그때가 되면 헌재 재판관 2명이 또 나간다"면서도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다룰 사람은 우리당(국민의힘)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하고 맞짱뜰 사람도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차기 대선 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과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4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정책토론회에서 자신의 대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탄핵돼 실현될 조기 대선과 관련해 "2017년 대선과 2022년 대선 (국민의힘) 경선 참여는 평생을 준비해 온 국가 경영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국가 지도자가 돼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고,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 "대선이 언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출마 선언은 때가 되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본선에 오를 경우를 가정해서는 "두 선배(홍준표, 김문수)는 절대 이재명 대표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재명을 이길 사람이 누구일지 당원에게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4선 서울시장으로서 쌓아온 경험은 공공재로서 여러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2월 한동훈 전 대표는 사퇴 이후 잠행 중이었으나, 설 연휴 이후 정치 행보를 재개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의 측근은 "2월 중에는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여권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권 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홍준표 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시장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유사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발언과 관련해, 이 세 명의 정치인은 '남북 핵 균형론'을 대응책으로 제시하여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