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형사재판’ 시계가 빨라졌다.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이 막히자 검찰이 26일 결국 직접 조사 없이 구속기소했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54일 만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최장 6개월간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을 오가며 1심 재판을 받게 됐다. 전직 대통령까지 포함해 형사 법정에 서는 역대 다섯 번째 대통령이기도 하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오후 6시55분쯤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법원의 납득하기 어려운 2회에 걸친 구속기간 연장 불허 결정으로 피고인 대면조사 등 최소한도 내에서의 보완 수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면서도 “특수본이 그동안 수사한 공범 사건의 증거자료, 경찰에서 송치받아 수사한 사건의 증거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피고인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100쪽을 조금 넘는 분량의 공소장에서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속기소)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적시했다.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 및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체포·구금과 별도 비상입법기구 창설 등을 시도한 혐의 등도 담겼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가 야당의 입법권 남용과 무분별한 탄핵 등에 대한 ‘경고성’ 차원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이와 상반되는 인적·물적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등 앞서 기소된 핵심 관련자들의 공소장이 80~90여쪽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장 많은 분량이지만 큰 차이는 없다.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적용되는 직권남용 혐의는 빠졌다. 검찰은 헌법재판소가 향후 윤 대통령을 파면해 전직 신분이 되면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