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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 때문?… 벤틀리 판매량 절반 '뚝'

억대 고급 외제차 판매 8년 만에 감소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가 8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가 고가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6만2520대가 팔렸다. 전년(7만8208대)보다 20.1% 감소한 수치다.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연합뉴스

수입차 판매에서 1억원 이상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2023년 28.9%에서 지난해 23.7%로 5.2%포인트 떨어졌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랜드로버, 아우디, 롤스로이스, 볼보, 벤틀리, 캐딜락 등 대부분 수입차 판매가 줄었다. 럭셔리 차량 브랜드인 벤틀리 판매량은 2023년 810대에서 지난해 400대로 절반 넘게(50.6%) 줄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 포드 44.3%, 벤츠 40.4%, 롤스로이스 33.7% 등이 뒤를 이었다.

 

판매량을 보면 BMW는 2만4543대를 팔아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벤츠(1만9529대), 포르쉐(8254대) 등 순이었다. 지난해 렉서스는 전년(495대)보다 127.3% 급증한 1125대를 팔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고물가와 고환율, 경기침체가 법인과 고소득층의 고가 수입차 구매에도 영향을 준 것을 보인다. 일부 고가 수입차 수요가 국산차 고급 브랜드로 분산됐다는 분석도 있다.

 

8000만원 이상 법인 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게 한 정책이 지난해 시행된 점도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의견도 있다. 7000만원 미만 법인 차량은 지난해(약 10만9000대)와 2023년(10만8000대)간 큰 차이가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이 고가 수입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