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여성들/ 케이트 제르니케/ 정미진 옮김/ 북스힐/ 2만2000원
미국 보스턴글로브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저자가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여성 교수 16명이 학교의 여성 차별 정책에 맞서 싸운 과정을 담았다.
1963년, 19살 낸시 홉킨스는 노벨상 수상자이자 하버드대 종신직이었던 제임스 왓슨의 강연을 듣고 과학자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그 후 30년 동안 그녀는 과학이 순수한 능력주의라고 믿으며 살았다. 학위를 따고 직업을 얻을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므로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며 권한이 생길수록, 자꾸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왜 그녀의 연구실은 하급 교수보다 작은 크기인가? 왜 그녀의 월급이 같은 직급의 교수보다 낮은 것인가?
낸시는 그럼에도 이것이 차별인지 경쟁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의 과에 여성 종신 교수가 그녀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자신이 만든 강의를 뺏긴 일을 계기로 낸시는 이 모든 것이 차별임을 확신하게 되고 총장에게 공식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친다. 함께할 다른 여성들이 있지 않을까? 지극히 평범한 낸시의 이야기가 1990년대를 살아간 모두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 시작점이었다.